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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설교 이야기

이 사람은 정녕 의인이었도다(눅 22:14-23:56) - 1

  오늘은 종려주일입니다. 사실 교회력으로는 이번 주일은 종려(예루살렘 입성)와, 수난(십자가 여정)을 함께 기념합니다.

  우리가 가끔 착각하는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종려주일의 기쁨입니다. 성경을 보면, 예루살렘으로 오신 예수님을 본 유대인들은 자신의 옷을 바닥에 깔거나 종려나무가지를 흔들면서 메시아의 입성을 환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종려주일이 마치 예수님의 예루살렘 입성의 기쁨을 나누는 날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성경에서 말하고 있는 그 부분은 유대인들과 예수님 사이에 ‘메시아’에 관한 다른 인식차를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끊임없이 자신이 어떠한 여정과 죽음을 겪게 될지 제자들에게 이야기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지만, 믿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최후의 만찬이 있던 그때에도 저들은 누가 큰지를 이야기했지요(눅 22:24-30). 

  이처럼 주님의 예루살렘으로의 입성은 유대인들이 흔히 생각하는 메시아의 심판을 기대한 사건이었습니다. 유대인들은 여호와의 날이 되면, 메시아가 등장하여 유대인들에게는 구원을, 유대인의 적들에게는 심판을 줄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래서 예루살렘으로의 입성은 저 악독한 로마를 심판하고, 자신들을 구원하실 분이라 생각하고 기뻐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압니다. 주님께서 예루살렘 입성이후 어떤 잔인한 현실이 벌어질지, 어떤 고통을 겪게 될지, 얼마나 조롱을 당할지를 말이죠. 우리야 성경을 읽었으니 결론을 알고 있고 부활을 통해 다른 의미로 승리와 영광을 얻게 될지 압니다만, 당시의 그 순간. 예루살렘 입성 그 순간, 사람들의 요동침이 예수님께 어떻게 느껴졌을지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오늘 읽을 본문들을 찬찬히 보면, 입성시 그렇게 큰 소리로 찬양을 했던 유대인들은(눅 19:37), 얼마 후 큰 소리로 ‘십자가에 못박으라’재촉합니다(눅 23:23). 감람산에 기도하러 가셨을 때 가까웠던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하라’ 말씀하셨지만, 그들은 잠이 들었습니다. 재정을 책임지던 이는 자신을 배반의 입맞춤을 했으며, 발을 씻기고 함께 만찬을 나누던 제자들은 도망치며 죽도록 따르겠다던 베드로는 세 번이나 부인합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말씀드립니다. 오늘 종려주일입니다. 종려주일은 메시아를 찬양하는 환영보다, 고난에 집중해야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왜 인간의 모습으로 오셨고, 철저히 외면당하시며, 죽음의 길을 가시는가. 그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고 계신건가? 우리는 앞으로 한 주간동안 이것을 묵상해야할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우리 삶의 모든 순간 이것을 묵상해야할 것입니다. 이러한 고민을 통해, 언젠가 우리 역시 십자가로 인한 죽음 앞에 백부장처럼 ‘이 사람은 정녕 의인이었도다’ 고백하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