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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설교 이야기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을 만들라(눅 12:32-40) - 1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을 만들라
 
  오늘은 성령강림 후 아홉 번째 주일입니다. 오늘 본문은 하나님 나라를 바라는 것에 대한 당부와, 기다리는 종 비유입니다. 

  주님께서는 지난 주 본문과 오늘 본문 사이 맥락에서 우리가 무엇을 바라보고 또, 우리의 마음을 어디에 둘 것인지 말씀하십니다. 또한 병행본문들은 우리의 ‘믿음’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이야기합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상당히 부담이 되는 본문일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소유를 남과 나누는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늘 깨어있고 준비하는 것 역시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실 오늘 본문은 앞서 이야기한 우리의 부담 즉, 우리의 삶에 대한 관점을 바꾸는 이야기입니다. 

  본문에서 종은 허리에 띠를 띠고, 등불을 켜고, 서있습니다. 허리에 띠를 맨 것은 일을 할 적합한 준비를 한 것이며, 등불을 켜놓은 것은 즉시 움직이기에 용이하도록 깨어있는 것을 말합니다. 또한, 서 있다는 것 역시 어떤 움직임에 준비된 자세를 말합니다. 주님은 주인이 혼인집에서 돌아와 문을 두드릴 때에, 종이 열 수 있도록 준비되어있으라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가 있습니다. 37절의 주인의 행동입니다. 이 주인은 종들이 깨어있는 것을 보고 자신이 종처럼 띠를 띠고, 자기 자리에 종을 앉히고, 수종을 듭니다. 갑자기 이런 이야기가 왜 나오는 걸까요?   

  종의 본분은 주인을 위해 일하는 것입니다. 38-39절을 보면, 종의 임무는 아무리 늦은 시간이라도 준비된 상태로 주인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또한 그렇게 준비된 자세는 주인 뿐 아니라, 도둑이 들어오지 못하게 합니다. 즉, 종은 주인을 돕거나 주인의 재산을 잃지 않도록 합니다. 종은 종으로서 당연한 일을 할 뿐입니다. 그러나 주인은 그를 자신과 같이 대접합니다. 

  우리가 이 본문을 읽으며 내가 수고하여 얻은 것을 누군가와 나눠야 되는지 부담을 가지고, 또 언제나 늘 깨어 준비된 자세를 가져야 되는 것에 부담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는다고 고백하면서도, 어쩌면 그가 그리스도인 것을 믿지 않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스스로를 주님의 제자/종이라고 말하면서도, 어쩌면 우리가 그리스도/하나님처럼 살아가고 있는지 모릅니다. 부담이 크면 클수록, 우리는 주님께로부터 거저 얻은 것이 많은 것일지 모릅니다. 우리가 가진 것, 우리의 삶이 어디서부터 온 것일까요?

  오늘 병행본문들은 모두 하나님을 신뢰하는 삶과,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이야기합니다. 종의 신실함은 그의 능력이 아니라, 자세에 있습니다. 주님께서 친히 인간으로 이 땅 가운데 오심으로, 세상에서 별 것 아닌 우리들을 ‘자녀’ 삼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삶과 죽음 그리고 부활을 통해 세상을 창조하신 분의 뜻이 여기에 있음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믿고 이 자리에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무서워 말라’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당신의 나라를 우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십니다. 그러니 그저 받은 것을 나눕시다. 내 곁의 이도 당신의 은혜를 비춰질 수 있도록 우리의 마음을 엽시다. 마음이 있는 곳에 삶이 있습니다. 관점을 바꿉시다. 낡아지지 아니하는 배낭을 만듭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