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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설교 이야기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눅 14:25-33) - 1

 모든 소유를 버리지 아니하면

  오늘은 성령강림 후 열 여섯 번째 주일입니다. 오늘 본문은 지난주에 이어서 굉장히 오해를 많이 하는 본문입니다. 이단이나 사이비 집단들은 이 본문을 가지고 자신의 가족을 버리라고 요구하기도 하지요.

  오늘 본문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첫째, 25-27절의 예수님 말씀 부분. 둘째, 28-33절 혹은 35절까지 예수님 비유 부분입니다. 

  오늘 본문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지난 본문들의 내용을 먼저 파악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지난 몇 장을 걸쳐서 예루살렘으로 점점 다가오시면서 자신을 따라오는 무리들을 향해 ‘진정으로 주를 따르는 제자도’가 무엇인지 계속 말씀하고 계셨습니다.  

  즉, 첫 부분의 말씀은 그 연장선상에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25절을 보면 점점 더 많은 무리가 예수님과 함께 함을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신을 따라오는 그 많은 무리를 향해서 ‘너희가 이래도 나를 따라올 수 있는지’를 말씀하신 것입니다. 

  자신이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을 미워하면서까지,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더 나아가 억울하고 손가락질하는 십자가 처형을 당하면서까지 따르지 않으면 ‘제자’가 되지 못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또한 그리스도인 된 삶은 절대로 즉흥적이지 않습니다. 목자를 아무 생각 없이 따라가는 양 같은 삶이 아닙니다. 철저하게 고민하고 사유하며, 시대 속에 마주하는 삶입니다. 

  그런 의미로 28-33절의 비유를 예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무언가를 지으려고 하는데, 계산하지 않겠느냐?’, ‘이길 수 없는 전쟁이라면 비굴하더라도 화친을 맺지 않겠느냐?’ 물으십니다. 이런 모든 비유는 33절처럼 자신이 생각하고 있던 모든 가치를 넘어선 것이며, 그런 가치를 소유하지 않는 자가 바로 ‘제자’임을 말씀하십니다.  

  세상의 사람들은 보통 소유를 물질적인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래서 많이 가지려고 하죠. 소중한 것을 자신 가까이 두려고 합니다. 주님은 그런 것을 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세상이 말하는 그런 소유와 관계를 넘어선 것이 바로 제자 ‘됨’이라는 것이지요. 

  이미 이 땅의 부모를 넘어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우리의 가족을 넘어 하나님의 자녀들이 우리의 형제요 자매가 되었습니다. 그렇기에 아무리 많은 소유와 관계를 소중히 여기더라도 우리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요? 

  예수를 따른다고 말하면서, 교회를 다닌다고 하면서, 신앙이 있다고 하면서, 봉사도 많이 하고 헌금도 많이 하면서 우리 자신의 존재가치를 잃어버리면 우리는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과 같습니다. 어떤 행위 이전에 그 행위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고민하는 삶. 그것이 그리스도인 ‘됨’입니다. 

  바로 주님께서는 죽음의 길목에서 자신을 따르던 이들에게 이것을 가르치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