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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설교 이야기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눅 17:5-10) - 1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을 한 것뿐이라

  오늘은 성령강림 후 열 일곱 번째 주일입니다. 오늘 본문은 짧은 말씀과 비유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6장의 부자와 나사로 비유와, 17장 11절부터 나오는 열 명의 나병환자 사건 사이에 위치하는 짧은 이야기들 입니다.

  오늘 본문은 앞선 15-16장 비유의 핵심을 건드리면서, 하나님 나라에 초청된 자로서 이 땅에서 살아가는 우리들 삶에 요구하는 바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먼저 오늘 본문 전 내용인 17장 1-5절을 보면, 예수님께서 부자와 나사로 비유를 설명하시고 제자들을 향해 말씀을 더 하십니다. 인간은 부족하기에 실족하게 하는 것이 없을 순 없지만, 그 행동의 책임은 막중하다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스스로 조심하길 바라시면서 잘못한 이들이 있다면 용서하고 그들이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주라 말씀하십니다. 아마도 이것은 당시 바리새인들이 작은 자 즉, 당시의 가난한 죄인들을 향한 용서 없는 거룩함을 빗댄 말씀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이런 말씀을 하시자, 제자들은 주님께 자신들의 믿음을 더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연약하고 작은 믿음으로 그렇게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누군가를 용서하며 살아갈 수 없으니, 믿음이 커질 수 있도록 주님께 믿음을 더 구한 것이지요. 하지만 주님의 말씀이 이상합니다. 믿음을 더해주시겠다는 말씀보다, 믿음 자체를 말씀하십니다.

  믿음이란 어떤 물건처럼 우리가 가지고 더하고 할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믿음이란 곧 신뢰이며, 하나님을 의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양을 더하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를 내가 신뢰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입니다. 즉, 신앙과 불신앙 사이의 문제이지, 믿음 크기에 따른 모습이 아닙니다.

  당시의 바리새인들은 율법의 행함 여부에 따라 신앙의 크기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땅에 오신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모든 이들에게 동일한 은혜를 말씀하셨습니다. 그 은혜 아래서 우리는 신앙과 불신앙 사이를 선택할 뿐입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어떤 행동을 해서 더 의로워진다거나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일 뿐입니다.

  7-10절에 나오는 종의 삯에 대한 이야기가 그것을 뒷받침해줍니다. 주님의 은혜로 우리는 주님의 종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해서 하나님께 특별한 칭찬을 받거나, 그것에 대한 대가를 선물하시진 않습니다. 종은 당연히 주인의 명령을 따르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즉, 종 된 우리는 늘 우리가 어떠한 은혜 아래 있고, 어떠한 존재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혹여나 우리가 주님께서 주신 주의 것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우리 됨을 잃고 나사로 비유의 부자처럼 인생을 낭비하게 될 것입니다.

  주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우리와 함께 삶을 사신 그것. 함께 하셨던 그 일상의 삶을 생각하며, 우리도 겸손하게 더불어 일상을 살아가는 그 신뢰의 중요함을 놓치지 않길 원합니다. 우리가 하여야 할 일은 그것 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