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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설교 이야기

너희의 인내로 너희 영혼을 얻으리라(눅 21:5-19) - 1

 너희의 인내로 너희 영혼을 얻으리라

  성령강림 후 스물세 번째 주일입니다. 오늘 본문을 우리는 흔히 성전파괴 혹은 종말에 관한 이야기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이 본문은 요한복음을 제외한 모든 공관복음에 나옵니다. 이는 공관복음의 기자들이 공관복음을 읽는 독자에게 이 부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고, 전달하려 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사실 공관복음이 적혀질 시기는 예루살렘 멸망 이후였습니다. 즉, 예수님께서 본문의 말씀을 하신 것이 이미 이루어지고 난 후였습니다. 이미 지나간 것을 왜 성서의 기자들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일까요? 

  당시는 박해의 시대였습니다. 사람들의 질문에 대답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당시 복음서를 읽고 있던 이들이 이미 겪고 있던 일들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예수님 이전에도 있었고, 예수님 생전에도 있었으며, 지금과 앞으로도 계속 있을 일입니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요. 그렇다면 오늘 말씀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요?

  공관복음의 기자들은 이 본문을 단순히 종말과 멸망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습니다. 종말이 아닌, 현재 그리스도인들의 삶과 신앙 그리고 각오를 말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늘 마지막 때를 궁금히 여깁니다. 믿지 않는 사람들이나,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한 그리스도인 모두 동일합니다. 하지만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은 그 때를 말씀하시지 않습니다. 징조만을 말씀하시지요. 그리고 이 징조들 역시, 앞서 적었듯 역사 속에 언제나 있어왔던 것들입니다.

  주님은 이러한 징조들 가운데, 때를 궁금해 하는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라고 말씀하십니다. 화려한 성전도 언젠가 초라하게 무너져 내리는 것과 같이,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닌 주님을 향하는 그 마음입니다. 가난한 과부가 자신의 모든 것을 헌금한 것과 같이 주님은 우리의 현재, 그 삶 속에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물으십니다.

  우리의 삶은 이러한 징조처럼 늘 힘겹고 어려우며 미움 받고 오해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머리털 하나도 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이죠. 또한 인내함으로 우리의 생명을 얻으라고도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삶은 어느 때를 생각하는 삶이 아니라, 현재와 일상을 누리고 살아가는 삶이 되었으면 합니다. 

  공관복음의 기자들은 그렇기에 이 이야기를 모두 중요하게 다룹니다. 징조를 고민하고 현재를 믿음으로 살아내라고 말입니다. 루터는 오늘 19절의 말씀을 이렇게 번역합니다. "인내로서 너희 영혼을 붙잡으라." 우리의 우리 됨을 잃지 않을 때, 우리는 우리다울 수 있습니다. 인내하십시오.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