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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설교 이야기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마 22:15-22) - 1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

  오늘은 성령강림 후 스무 번째 주일입니다. 오늘 본문은 역사적으로 국가와 종교 즉, 정교분리에 관한 말씀으로 이해되는 본문입니다. 특히 21절 ‘가이사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치라’는 말씀이 유명합니다. 그러나 과연 이 말씀이 정교분리를 말씀하신 것일까요?

  흔히 말과 글은 다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글을 읽을 때와, 말을 할 때의 뉘앙스는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말의 뉘앙스는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많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오늘 이 본문의 말씀은 정확히 우리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유추할 수 있지요.

  이 본문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부분을 함께 알아보아야 합니다. 첫 번째는 앞 뒤 문맥의 흐름입니다. 앞부분의 혼인잔치 비유 내용은 모두가 초청되지만, 예복을 입어야 택함을 입는 것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리고 이 본문 뒤에는 부활에 관한 사두개인들의 질문이 나오면서 주님은 살아있는 자의 하나님을 강조하십니다. 즉, 하나님 자비에 대한 인간의 응답과, 미래가 아닌 지금 이 순간에 살아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시라는 맥락 사이에 오늘 본문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사회정황입니다. 당시 예수님께서 태어나기 전부터, 성전이 파괴되기 전까지 잔인한 징세로 많은 반란들이 일어났습니다. 로마는 유대인들에게 경고로 반란에 참여한 이들을 십자가에 달았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종교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멸망을 두려워하여 로마와 관계를 가지고 있었고, 대부분의 이스라엘 사람들은 과도한 징세에 대한 분노를 가지고 있었기에 반기를 드는 사람을 원했습니다. 

  세 번째는 역사적 맥락입니다. 바벨론 포로기부터 예수님께서 사셨던 시기까지 계속된 외세의 침략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을 점령한 이들은 그만큼 여러 가지 형태로 세금과 곡물 등을 가져갔지요. 포로기부터 예수님 시대 사이에 마카비 혁명으로 시작된 100년가량의 하스몬 왕조는 그나마 독립국가적인 면을 가진 시간이었습니다. 당시 마카비 형제들이 내건 혁명의 표어는 ‘'이방인들에게는 응당한 몫을 갚아주고, 율법의 명령에 순종하라(마카베오상2:68).' 이었습니다. 즉, 이 표어의 내용은 복수와 순종이며, 이것은 예수의 답변이 단순히 문자적인 의미로 국가와 종교를 분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만은 없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마지막으로 네 번째는 본문에 나오는 주님의 행위 부분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단순히 말씀으로만 질문에 답하신 것이 아니라, 세금 낼 돈 즉, 데나리온을 가져오라 하십니다. 이 데나리온은 가이사의 얼굴과 글이 적힌 것으로 당시 바리새인과의 논쟁이 ‘성전 안’인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의도적인 이유를 가지고 있다 볼 수 있습니다. 율법을 해석하고 하나님의 뜻을 알려주는 바리새인들이 성전 안에 우상의 모습과 글(신의 아들, 대제사장)이 적힌 동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바리새인의 질문을 역으로 묻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몇 가지 관점들을 참고하여 오늘 본문을 바라본다면, 오늘 본문은 정말 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세상에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우리에게 과연 가이사의 것과, 하나님의 것이 분리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