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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설교 이야기

깨어있으라(마 25:1-13) - 1

깨어있으라

  오늘은 성령강림 후 스물세 번째 주일입니다. 지난주부터 우리는 마태복음의 다섯 번째 말씀 묶음인 ‘종말에 관한 말씀’을 나눕니다. 오늘 본문은 열 처녀 비유 혹은, 지혜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 비유입니다. 

  23장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을 질책하신 후, 종말에 관한 말씀을 시작하십니다. 말씀들을 찬찬히 읽어 보면, 바리새인 자체에 대한 질책이라기보다는, 구원을 대한 종교적 행위를 질책하시는 예수님을 발견합니다. 

  또한 24장의 종말에 관한 말씀도 단순히 마지막 때를 중요하게 생각하기보다, 그 때가 언제인지 모르기에 준비해야할 ‘현재’를 강조하고 계심을 봅니다.

  오늘 본문의 비유를 천천히 읽다보면, 그 열 처녀는 모두 신랑이 늦게 오는 것에 지쳐 ‘잠’이 들었습니다. 너무도 인간적인 비유입니다. 완벽한 선이나 완벽한 악이 아닌, 사람냄새가 나는 모습 그대로 그들은 모두 잠이 들었습니다. 이처럼 깨어있으라는 말씀은 잠을 자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지혜로운 다섯 처녀와 그렇지 않은 다섯 처녀의 결정적인 차이는 ‘준비’되었느냐에 달려있습니다. 여기 처녀들은 신부를 데려오는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는 이들입니다. 그들이 그들의 존재이유를 다 할 것이냐 잊을 것이냐에 따라 지혜로운 것인지 어리석은 것인지가 구분됩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 나라가 이르렀다 말씀하시며 예루살렘까지 올라오셨습니다. 주님은 참 하나님이요, 참 인간으로서 당신 삶의 여정 속에 여러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러나 그들 모두가 예수님을 맞을 준비가 되어있진 않았습니다. 

  안나와 시므온은 주님을 맞을 준비가 되었지만, 대제사장과 장로들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니고데모와 아리마대 요셉은 준비되었지만,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목동과 동방박사는 준비되었지만, 헤롯과 빌라도는 준비되지 못했습니다. 제자들은 준비되었지만, 갈릴리와 고향 사람들은 준비되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지요? 과연 깨어있어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는지요? 하나님의 자녀로 부르심을 받은 내 존재이유를 다하며 살아가고 있는지요? 매일 매순간, 우리의 우리‘됨’을 잃지 않고 기억하며 살아나가는 것. 그것이 종말을 살아가는 현재적 삶이며, 깨어 준비하는 이들의 모습입니다. 

  하나님 나라는 예수 그리스도로 인해 이미 시작되었지만, 아직 완성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이미와 아직 사이에 존재합니다. 그러니 이미와 아직 사이의 바로 이 순간, 나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이 무엇인지를 늘 고민하는, 깨어있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