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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설교 이야기

우리 삶 가운데, 왕이 되신 그리스도(마 25:31-46) - 1

우리 삶 가운데, 왕이 되신 그리스도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대림절, 주현절, 사순절, 부활절, 성령강림절을 지나 교회력의 마지막 주일인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에 와 있습니다.
 
  주님을 탄생에 감사하며 재림을 기다리고(대림절), 주님의 현현을 고백하며(주현절), 주님께서 이 땅에서 겪으신 고초를 묵상하고(사순절), 주님의 부활로 우리의 부활을 소망하며(부활절),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통해(성령강림절), 우리는 주님께서 진정 우리의 왕이신 그리스도이심을 고백하고 있는지요? 

  그 주님은 온 삶을 통해 우리에게 왕이심을 보여주셨습니다. 예수님의 삶은 원수들 가운데서의 삶이요, 기쁨과 환희 뿐 아니라, 고통과 슬픔과 괴로움 그리고 죽음까지, 우리와 같은 온전한 한 인간의 삶이었습니다. 우리가 그런 그 분을 우리의 왕이요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이유는 그 분께서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한 인간의 삶을 온전히 사셨기 때문입니다. 

  그 삶은 가난한 가정의 삶, 이민자의 삶, 이스라엘 사람이라 취급받지 못한 지역의 삶, 죄 많고 흠 많은 이들과 함께 하는 삶, 그렇기에 그만큼 하나님께 가까이 있다고 자부했던 이들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신 삶, 곧 지극히 보잘 것 없는 한 사람의 삶이었습니다.

  지난 1년간 교회력을 설교하면서 본문구절을 설교의 제목으로 삼았습니다. 딱 한번,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 오늘만은 설교자의 고민대로 제목을 삼아봅니다. ‘우리 삶 가운데, 왕이 되신 그리스도’. 그렇습니다. 주님은 기적이나, 교리적 의미의 죽음과 부활로 왕이 되신 것이 아닙니다. 앞서 적었듯, 하나의 온전한 그 모든 삶을 사신 그 분께서 진정 하나님이시기에 우리는 우리 삶 가운데, 그분을 왕이신 그리스도로 고백합니다.   

  그리고 그 모든 삶을 사신 주님께서 먼저 그의 길을 가시고, 우리에게 말씀하시길 ‘나를 따르라’, ‘내가 세상을 이기었노라’ 하셨습니다. 그는 하나님 나라를 여셨고, 다시 그 문을 닫기 위해 오실 것입니다. 그러니 두려워하지 맙시다. 

  우리의 삶은, 우리의 온전한 삶은 마냥 좋고 행복한 일만 있는 생은 아닐 것입니다. 때론 슬프고, 아프고, 고통스럽고, 이해되지 않는 순간들 속에 우리는 살아갈 것입니다. 주께서 그 모든 시간을 통해 왕이신 그리스도가 되셨듯이, 우리가 그리스도인이 된 것은 그런 우리의 모든 순간순간을 통해서입니다. 

  우리는 그 시간 속에서 위로 얻고 주며, 내가 사랑을 받은 만큼 감사하며 그것을 나눕니다. 때로는 고통스러워 엉엉 울고, 또 옆에 누군가 있음에 힘겹지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 모든 삶. 그 삶의 끝에서 주님은 말씀하실 것입니다. ‘힘겨운 삶 속에서도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다.’

  언젠가를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모든 삶을 살아가는 우리가 되길 소망합니다. 마라나타! 주 예수여 다시 오시옵소서.